신뢰받지 못하는 반려인은 절대 보지 못하는 강아지의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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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사람과 놀이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동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본능적으로 인간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을 가진 독특한 동물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개와 인간의 역사는 무려 1만 5,000년이 넘도록 이어질 수 있었지요.

덕분에 반려견과 반려인은 주종 관계를 넘어 독특한 신뢰 관계를 형성합니다. 함께 살면서 이 아이가 나를 신뢰하고 있는지 궁금한 적 없으신가요?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신 적이 있다면 절반은 성공하신 걸 겁니다.

나에게 등을 돌리고 쉰다

어디 드라마나 광고처럼 서로 눈을 마주치며 애정을 과시하면 좋을 텐데, 무심하게 등을 돌리고 누워있는 아이를 보며 실망하신 적은 없는지요? 그런데 이 모습, 반려견이 상당히 신뢰하는 이 앞이 아니라면 절대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내 등을 맡길 수 있고, 나를 공격할 일이 0%라고 확신할 수 있어야 보일 수 있는 모습이거든요. 사족입니다만, 특별히 싸워서 그런 게 아니라면 부부간에도 등을 돌리고 자는 형태는 상호 신뢰 관계가 잘 구축된 모습이라고 하더군요 :)

내 침대를 점령한다

반려인에 따라 침대를 출입금지 구역으로 만드신 분도 계시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가끔 내 자리를 점령한 반려견 때문에 쪽잠을 주무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사람 불편하게 왜 이럴까요?

침대는 후각이 뛰어난 반려견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반려연의 냄새가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장소입니다. 싫은 사람이 앉은 자리는 근처도 서성이지 않을 겁니다.

머리나 코를 내 얼굴이 부딪친다

가끔 개가 별 이유도 없이 얼굴을 내 얼굴에 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뭐 그 뒤에 눈이 맞으면 당연히 날롬날롬 공격이 들어오지만요. 개의 이런 모습은 상대를 존중한다는 일종의 사인이라고 합니다.

아 물론, 식사 후에 얼굴에 묻은 잔여물(?)을 닦으려…는 것일 수도… ^^;

말을 걸어도 달려들지 않고 귀만 쫑긋거린다

반려견이라고 평생 반려인의 한마디 한마디에 오두방정을 떠는 건 아닙니다. 반려인이 자신에 대한 사랑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강아지도 다소(?) 점잖아지죠.

이때부터는 반려인의 메시지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들으려 노력합니다. 뭔가 이야기를 건네도 달려들지 않고 꼬리만 살랑거리며, 귀를 쫑긋거리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 움직이지 않을 수 있어요.

내 우울함을 귀신같이 알아챈다

개는 사람의 표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목소리의 톤과 행동 몸짓 등 자신의 모든 감각을 이용해 반려인을 파악하죠. 다만 개는 코와 귀가 조금 좋을 뿐, 눈도 좋지 않고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도 아닙니다.

반려견이 반려인의 심기를 잘 캐치한다면 그건 당신에 대한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으며, 항상 관찰하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신뢰받지 못하는 반려인 따위 슬프든 뭐하든 관심 있을 턱이 없지요. 밥이나 달라고 하겠죠.

개는 그저 명석한 머리로 사람을 따르는 동물이 아닙니다. 인간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경향이 스웨덴 린셰핑대학 연구진을 통해 유전자 단위에서 포착되기도 했지요. 혹시 이런 아이들의 사인을 놓치고 계시진 않는지요?

여담입니다만, SEZ6L 유전자, ARVCF 유전자 등 인간과 신뢰를 쌓는데 필요한 공통 유전자를 찾아냈는데요. 이 유전자는 인간에게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자폐증 등과 연관된 유전자라네요. 왜 개는 이 유전자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