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을 마시지 않는 고양이로소이다

3 minute read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고양이는 사람에게 배를 비비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고양이로 표현됩니다. 자신을 ‘이몸께서’라 말하고,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읽으며 ‘당최 인간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우리를 가엽게 여기는 존재지요.

흔히 고양이를 요물이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아는 척도 하지 않다가, 내 기분이 조금만 우울해지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내게 몸을 기댑니다. 꼭 독심술이라도 하는 것마냥 나를 흔들어 놓지요.

그런데 이 고양이들 딱 하나, 물 좀 마셨으면 좋겠다는 집사 마음은 죽어라 무시를 합니다. 다른 건 다 알아채는데 유독 이 마음만은 무시하는 모양입니다. 가끔은 얄밉기까지 할 정도지요.

어디서 보니 고양이의 수분 섭취가 적은 건 과거 사냥을 통해 사냥감으로부터 수분을 얻던 습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랍니다. 접히는 스마트폰이 나오는 시대에 사냥이라니 이게 무슨 말입니까. 매일 먹는 건 건사료뿐이니 거기 수분이 얼마나 있다고…

물을 싫어하나..? 목욕이야 한시도 쉬지 않고 몸단장에 빠진 녀석들이니 ‘목욕쯤이야…’싶지만, 도통 마시질 않으니 정말 환장합니다. 게다가 수분이 부족하면 방광이며, 몸까지 아플 수 있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위 소설에서 말한 ‘이몸께서’ 고양이는 말합니다. ‘고양이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두 단순하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이어서 말합니다 “나를 보면서 팔자가 저 정도면 얼마나 좋으랴 하고 말하는 이도 있는데, 아등바등하라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니 좋아 보이면 그리하면 될 일이다.”

고양이는 제멋대로입니다. 많은 초보 집사들이 ‘고양이 물 먹이는 법’, ‘고양이 권장 수분 섭취량’, 다 남의 일은 줄 알았을 겁니다. 도대체 왜 물을 마시질 않는지, 또 어찌나 앙칼진지 걱정은 늘어나고, 심하면 팔에 발톱 자국까지 늘어납니다.

좋습니다. 먹고 싶으면 먹는다니 먹고 싶은 물을 만들어 줍시다. ‘마법의 티백 마따따비’로 말이죠. 물그릇도 바꿔보고, 장소도 바꿔보고, 흐르는 물을 좋아한다기에 24시간 수돗물도 틀어봤지만, 그 물에 냥이를 위한 디테일은 없을 겁니다.

이 제품은 고양이들이 죽고 못 산다는 내산 천연 마따따비를 사용해 만든 티백입니다. 식욕부진, 우울증, 스트레스 해소, 심신 안정에 큰 효과가 있는 허브티 같은 것이죠. 고양이 물 먹이기 퀘스트로 산전수전을 겪은 집사에게 마지막으로 권해볼 캐시 아이템 같은 녀석입니다.

티백 한 개는 약 500mL 정도 티를 우려낼 수 있습니다. 1kg 고양이가 하루에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적어도 50mL. 그 열 배도 마찬가지니, 티백 하나면 10kg 진격의 고양이라도 충분히 마시고 놀 수 있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했던 고양이는 시종일관 인간을 욕하며 무시하지만, “누구나 마음 한켠에서 슬픈 소리가 난다”며 인간의 곁에 머무릅니다. 고양이가 보이는 시크함은 어쩌면 그 아이들만의 상냥함일지도 모르겠네요.

죽어라 물을 마시지 않는 우리 냥이를 위해 작은 상냥함을 선물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Categories:

Upd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