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가할 때 빙글빙글~ 맴맴 도는 강아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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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걸어가던 강아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엉덩이를 살짝 낮춥니다. 바로 응가 타임! 그런데, 이 녀석 가만히 보면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볼일을 봐요. 도대체 이 녀석들은 왜 진득하니 볼일을 보지 못하고 계속 도는 걸까요?

그야.. 주변을 살펴야 하니까!

지금이야 그럴 필요가 없지만, 야생에서 살아가려면 주변 경계가 필수 입니다. 언제 어디서 적이 달려올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강아지들은 볼일을 보는 순간에도 주변을 경계한다는 ‘추측’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나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서

응가를 하다보면 자신의 약점이 많이 노출되고, 적이 마음 놓고 약점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움직임을 많이 만들어 적들이 자신의 다리 등을 노리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고 해요.

응가가 잘 나오라고…

끙아를 할때, 자꾸 움직이면 자극을 받은 장의 활동이 활발해져, 조금 더 원활하게(?) 응가를 볼 수 있다는 설..이 있어요. 진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움직이면서 응가를 해본 적이 없으니..

지구의 지자기를 감지하기 때에..

이 가장 말도 안 되 보이는 이야기는 무려 오늘 소개한 몇 가지 이유 가운데 유일하게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당황스럽죠?

과학전문지 ‘Frontiers in Zoology’는 지난 2013년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강아지가 빙글빙글 도는 행동은 지구의 지자기 축과 아주 관련이 깊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연구진은 37개 품종의 개 70마리를 공터에 풀어놓고 무려 1893번의 대변과 5582번의 소변 자세를 당시의 지자기 위치와 비교하며 확인했는데요. 지자기가 안정된 날 개들은 마치 나침반이 빙빙 돌다 남북을 가리키듯 지자기의 남북 방향을 향했다. (왜?!)

이런 현상은 꼭 강아지들만 그런 것은 아니고요. 소와 사슴도 지자기의 남·북 방향으로 자세를 잡는다고 하네요. 이 연구 역시 2008년, 같은 연구진에 의해 알려졌어요.

다만, 연구진은 ‘강아지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지구의 지자기를 감지할 수야 있겠지만, 왜 응가를 할때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것인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네요.

응가를 하며 빙글빙글 도는 강아지의 사정, 그 동안 별 생각 없이 봐왔었는데, 갑자기 지구 자기장을 느끼기 위해서라니.. 갑자기 이야기가 너무 거대해진 것 같네요. 생각보다 대단한 의식(?) 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