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들과 함께 시골로 이사오고 일어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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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원글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인 뚱아저씨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경기도 양주입니다.

원래 서울에서 태어났고, 자양동에서만 30년 동안 오래 살다가 5년 전인 2016년 10월에 이사왔어요.

서울에서 그렇게 먼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양주는 주변에 논도 밭도 있는 시골이죠.

이곳 양주로 이사온 이유는 집에 있는 댕댕이들을 좀 더 마음놓고 자유롭게 키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서울 집에는 실내에는 시츄 순심이, 실외 마당에는 흰돌이, 흰순이, 럭키가 있었습니다.

(서울 자양동 집에 살 때의 흰순이, 흰돌이, 럭키)

그런데 아무래도 마당에 개들이 세 마리 있다 보니 짖게 되고 더군다나 자양동 집은 주택가 한 가운데 집이 있었어요.

동네에서 워낙 오래 살았고, 동네 분들이 부모님이 불의의 화재사고로 돌아가신 후 유기견을 입양해서 키운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이해를 많이 해줬어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주변 이웃들께 불편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니까 이웃 분들에게 폐끼치지 않고 자유롭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집을 알아보다가 경기도 양주의 집으로 이사오게 된 것입니다.

제가 사는 집은 주변에 가정집이 없어서 민원이 없으니 개 키우기가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집에 안전 펜스를 두르고 아이들 집을 마련했어요.

(양주 집으로 이사와서 새로 맞이한 백구 순돌이)

그렇게 처음 맞이한 아이가 백구 순돌이입니다.

순돌이는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이라는 재개발 지역에서 주인이 이사가면서 버리고 간 아이입니다.

그렇게 주인이 이사간 곳을 하염없이 지키다가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뒷다리를 절단하게 됐습니다.

(병원에서 무려 11개월이나 치료 받던 백구 순돌이)

큰 사고 후 보호소로 가게 된 순돌이는 안락사 당할날만 기다리게 됐습니다.

그랬던 백구 순돌이가 딱해서 당시 같은 동네에서 밥을 챙겨주시던 분들이 여러군데 동물보호단체들을 알아보고 구명운동을 하다가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팅커벨 회원들이 순돌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알게 되어 뜻을 모아 구조하게 되었죠.

그 후 동물병원에서 11개월간의 긴 치료기간을 거쳐 치료한 후 위탁 시설이 아니면 갈 곳이 없던 순돌이를 제가 품게 된 것입니다.

처음 순돌이가 양주 집에 왔을 때가 또렷이 기억납니다.

동물병원 좁다란 입원장에서 11개월을 지내다가 우리집 마당을 처음와서 세 발로 좋아하며 뛰어다니는 순돌이 모습을 보며 “이야.. 정말 여기로 이사오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주인이 버리고 이사간 후 마음에 상처가 컸던 순돌이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순돌이가 집에 오고 난 한 달 후에 맞이한 아이가 도담이입니다.

도담이는 보호소의 공고에 ‘사납다’라고 써있던 믹스견 아이입니다.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강아지들도 입양이 안되서 안락사가 되는 현실에서 사나운 성격의 작지 않은 믹스견은 입양자의 선택을 받을 수가 없었죠.

그랬던 도담이인데 우리 팅커벨과 인연이 되어 구하게 됐습니다.

한 여학생이 본인이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이 아이를 꼭 후원하겠다는 말이 회원들에게 감동을 준거였어요.

그래서 어린 학생이 이렇게까지 도담이를 구하고 싶은데 어른인 우리들이 외면하면 안되겠다해서 구하게 된 거죠. 그랬던 도담이도 뚱아저씨 집에 오게 된 겁니다.

그런데 도담이는 뚱아저씨집에 오고 난 후 처음에 약간 경계심을 보이는 듯하더니 금방 경계심을 풀고 뚱아저씨의 껌딱지처럼 좋아하는 아이가 됐습니다.

도담이는 사랑이 그리웠던 아이였던 거예요.

그런데 보호소에서의 손길이 그러하질 못하니 경계를 하다가 마침내 편안한 자기 보금자리를 찾고 나서 경계심을 풀고 사람을 잘 따르는 아이가 된 겁니다.

(더워서 미용한 도담이)

이렇게 한 아이 한 아이 이야기를 다 소개하다보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시흥 옥구공원을 떠돌던 우리 착한 순둥이 벤지도,

온 몸에 피부병이 몹시 심한 상태에서 거리를 배회하다 구조된 장군이도,

(구조 후 완전 달라진 장군이)

올해 초 구로구 개봉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 주변을 추위와 배고픔을 참아가며 떠돌다 구조된 금동이도 지금은 뚱아저씨 집의 식구가 됐습니다.

특별하게 중대형견만 돌보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처음에 입양한 백구 흰돌이와 흰순이를 포함하니 어느 순간에 중대형견이 많아졌네요.

(학대 받다 구조되어 뚱아저씨 집에서 통원 치료 받은며 임보하던 푸들, 파이)

일반 가정으로 입양가기가 쉽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다행히 뚱아저씨집에서는 아이들끼리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서 돌보기가 무척 좋습니다.

아이들 사료 챙겨주고, 물 챙겨주고, 입에다가 간식을 하나씩 하나씩 떼어 입에 넣어주며 아이들 얼굴을 한 번씩 쓰다듬어줄 때가 하루 중 가장 행복합니다.

흰돌이, 흰순이, 순돌이, 도담이, 벤지, 장군이, 금동이, 레오, 알콩이, 그리고 뚱아저씨집에 임보하다가 입양간 검둥개 모리, 덩큰이 꽃지, 학대받았던 푸들 파이도 생각나네요.

(알콩이, 파이, 온화의 즐거운 산책 시간)

무지개다리를 건넌 검둥개 럭키, 너무도 작아 안쓰럽기만 하던 요크셔테리어 초롱이와 아롱이,

(일산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한 테리)

순둥이 테리,

늘 나와 함께 다니던 시츄 순심이, 생각하면 늘 마음 아픈 왕자와 여름이,

작년에 무지개다리 건넌 노견 페키니즈 아들이.

어느 한 아이 하나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없습니다.

서울 자양동에서의 생활이 대중 교통도 편하고 좋긴 했지만, 댕댕이들 키우기에는 양주가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마음놓고 마당을 뛰어놀고 마음껏 떠들어도 주변에서 뭐라하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아이들과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뚱아저씨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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